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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는 우리의 진솔한 삶의 표현

by 아이와그림 2022.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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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혼과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그림 민화

우리의 옛 그림 민화에는 전문가가 따로 없다. 벽장문, 다락문, 또는 대문 등에 붙였던 그림, 온갖 잔치, 큰 행사 등에 쓰였던 그림 등 우리의 생활과 밀착된 그림이 민화다. 민화 그 자체가 우리의 진솔한 삶의 표현이다.

민화를 흔히 낙관이 없는 그림, 제작 연대나 작가를 모르는 그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는 잡화, 별화, 설화라고 불리며 사대부 계층에서는 천시되고 무시되어 오던 그림이다. 그러나 우리 민화만큼 민중의 생활 속에서 감정과 호흡을 같이 한 그림도 없다. 거짓 없이 진솔한 마음을 표현하며, 동심의 세계에서 가식이 없고 잘난 척하지 않으며, 한국인의 혼과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그림이 바로 민화다.

민화를 올바르게 보고 작가의 심성을 읽다 보면, 넘치는 해학과 풍자를 바탕으로 한 시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소탈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상상의 세계를 매우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찌 보면 거칠고 어리숙한 바보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발랄하고도 속도감 넘치는 추상성과 대범하면서도 거침없는 활달한 필치가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전통 회화의 사군자나 수묵화처럼 감상화의 격식을 차린 그림이 아닌, 자유로운 마음의 표현이기에 가슴에 와닿는 친근함이 더 따뜻한 그림인지도 모른다.민화는 어떤 이론이나 지식을 가지고 풀어내려고 하면 더 연구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우리네 집 안에서 사용하던 대로, 필요한 자리에 두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눈에 보이는 그대로 편안하게 보고 느끼는 그림이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펴보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다.
근래에는 우리 주변에서는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발굴하고 보호하며,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각 분야에서 일어나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름 없는 무명 화가들의 심성을 표현한 민화야말로 활발한 연구 작업을 통해 학문적인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본다. 서민의 생활에 바탕을 둔 민화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되었고, 민화는 이제 세계에서 사랑받는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이 되었다.

진솔하게 살아온 서민들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감정으로부터 형성된 민화는 겨레의 꿈과 신화, 종교, 정신이 깃들어 있는 귀중한 우리의 유산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이나 행사 때 치장용으로 민화를 사용하던 풍습이 생활양식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사라지면서 자연히 민화를 그리는 화공의 맥도 끊어지게 되었고, 민화는 점차 퇴보했다. 게다가 민화는 오랫동안 세인의 주목은 고사하고 관심조차 얻지 못해 속물 같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순수한 감상 목적보다는 장식되는 장소나 쓰임새가 확실할 정도로 실용성을 구비한 회화였기 때문에, 이른바 감상만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아온 종래의 미술사에서는 거의 무시되어 왔다.
어느 정도 민화에 대한 인식이 변한 오늘날에도 민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소중한 문화유산이 세월에 풍화되고 그 빛이 바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민화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민화가 지닌 가치의 계승은 민화가 과거에 담당했던 사회적 역할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며, 민화의 근본을 파악한 바탕 위에서라면 민화의 가치가 현대의 미의식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민화는 현대 회화의 발전에 무한한 예술적 영감의 원천과 발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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